임무가 있기 전에 1
“내가 아는 한, 루카스 올슨은 두 번 이상 사람이 바뀌었어.” 레베카 그레이스는 제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상대가 이런 일로 농담을 쉽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레이스에게 서류를 전달하는 한 사원에게 나가라고 손짓 하면서 그레이스는 “사무실에 아무도 들이지마.” 그레이스는 그렇게 귀에 끼고 있던 인 이어에 대고 말하면서 자신의 컴퓨터 키보드로 무언가를 조작했다.
모든 창문이 어둡게 바뀌었다. 아마 이 문은 이제 안쪽에서 그레이스의 승인이 없으면 열리지 않을 것 이다. 어떤 통신도 그레이스의 사무실에 들어오지 않고, 어떤 소리도 새어나가지 않는다. 모든 카메라의 잠금장치가 돌아가고, 이 대화는 레베카 그레이스나 엘리엇 스위프트가 별도로 기록하지 않는 이상은 누구도 알 사람이 없을 터였다.
“이제 와서 그걸 말하는 이유는?”
“……별로 확신을 못했거든.”
“닥터가 확신을 못하는 일도 있고, 신기할 따름이네.”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건 말이야. 아버지는 알렉스 해리슨, 루카스 올슨과 무슨 실험을 했어. 그리고 어떤 제안을 받았는데, 그 제안의 진의를 알고 그걸 거절했지. 그리고 그걸 거절한 아버지는 일주일 뒤에 살해당했다. ……그리고 그 뒤에 알렉스 해리슨과 루카스 올슨은 잠적했다.”
“……그리고 뒤에 알렉스 해리슨의 소식은 영영 두절이었고, 루카스 올슨 만이 나타났지.”
엘리엇의 말에 그레이스가 손가락을 테이블 위로 탁탁 두드리며 이어서 중얼거렸다. 그레이스는 대충 엘리엇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이해했다. 곧 그레이스의 표정이 어이가 없다는 듯 싸늘하게 식어가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그레이스의 말에 엘리엇이 하하 하고 웃으면서 테이블 앞에 있는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우리는 항상 그렇게 살았어. 평범한 사람들의 머리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그래도 그건 정말,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야. 그래서 뭐. 자네가 하고 싶은 말은 알렉스 해리슨이 루카스 올슨의 몸이라도 차지했다는 거야?”
그레이스의 말에 엘리엇은 주머니에서 초콜릿 통을 꺼내 초콜릿을 꺼내 먹고는 그레이스에게 통을 내밀었다. 그레이스가 초콜릿을 꺼내 하나 집어 먹고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이미 인간이 아닐 걸.”
“…….”
“아마 자기가 만든 존재들과 비슷한 상태가 되었겠지.”
“……닥터.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어?”
“……‘에 같은 건 원래 없었어.’ 뭐 이런 거?”
“지금까지 들은 말 중에 그게 제일 충격적이야.”
그레이스의 말에 엘리엇은 뭐가 그리 웃긴지 킬킬 소리를 내며 웃었다. “스위프트. 제대로 설명해봐.” 그레이스가 그렇게 말하면서 엘리엇을 향해 손가락질 했다. 엘리엇은 초콜릿을 또 하나 입에 집어넣으면서 대답했다.
“몰라. 지금 생각 중이야. 조금만 기다려.”
이 젊은 박사의 말에 그레이스는 하. 하고 소리를 내며 웃었다. 엘리엇 스위프트가 저 말을 한다는 건, 조만간 답을 낼 수 있다는 소리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