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커크본즈

[[]] 2016. 8. 26. 00:38




“닥터 맥코이!”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모든 말들을 무시하며 레너드 맥코이는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짐을 살리기 위해서 혈청을 개발했고, 그건 매우 성공적이었다. 당분간은 그의 회복을 기다리고, 새로운 엔터프라이즈호의 건조를 기다리기 위해 맥코이는 한동안 지구의 스타플릿 본부에서 의료 업무를 보게 되었을 뿐이었다. 물론, 그런 것 이전에 현재 짐의 주치의는 자신으로 등록되어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다만 이 혈청을 개발한 사실이 언제 퍼진 것인지 자신을 보는 사람들 마다 하나같이 닥터 맥코이! 라고 외치며 달려오는 통에 매일이 피곤한 나날들이었다. 처음 한 두 번은 적당히 받아주었다가, 이제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만 들리면 무조건 도망치고 있었다. 어느 저도 따돌렸다는 생각에 맥코이는 후. 하고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엄청 유명인사 됐네, 본즈.”

“아카데미 다닐 때의 제임스 T 커크님만 하겠어?”

“그거 칭찬이야?”


“뭔가 욕 같은 기분이 드는데.” 산책이라도 나온 것인지 휠체어에 앉아 있던 짐이 어깨를 으쓱이며 익살스런 웃음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잠시 짐을 보다가 고개를 돌리며 살짝 소리 내 웃으며 “기분 탓이야.” 라고 대답했다. 맥코이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다가 다시 짐을 바라봤다. 찬찬히 그 모습을 훑듯이 바라보다가 그는 양 팔을 벌리면서 의아스럽다는 표정을 한 채로 “왜 휠체어에 앉아 있어?” 라고 물었다. 


“아직은 걷는 것 보단 이게 빨라서지.”

“그래도 조금씩 걷는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니까, 짐.”

“본즈, 나 환자인데. 잔소리 하지마. 그리고 잠깐만 이러는 거야. 걸을 때는 또 걷거든.”  

“환자니까 더 잔소리 하는 거야. 어차피 제대로 듣지도 않으면서, 뭘.”

“아냐, 듣고 있어.” 


곧장 돌아온 대답에 맥코이의 시선이 다시 짐에게로 향했다. 그러더니 픽. 하고 살짝 입 꼬리만 올려 웃더니 “퍽이나.” 라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잠시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돌았다. “……본즈.” 제임스가 말했다. 평소처럼 장난 끼가 담긴 것도 아니었고, 낮게 깔린 답지 않게 차분한 느낌이 드는 목소리로. 맥코이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고, 그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마주친 눈동자는 너무나도 새파란 색을 하고 있어서. 그러고 보면, 저 눈에는 유독 약해졌지. 


“고마워. 제대로 감사인사를 안했잖아. 사실 아까 우후라도 왔다 갔거든. 그리고 어머니한테도 대신 연락해드렸다는 이야기도 들었어.”

“됐어. 우리 사이에 무슨 감사인사야.”

“우리 사이니까 더 해야지, 본즈.”


그 말에 맥코이는 또 다시 침묵했다. 꽤 긴 침묵이었다. 겨우 침묵을 깨고, 맥코이는 “알면 잘해.” 라고만 답하고는 다시 제임스를 바라봤다. 무언가 말을 하려는 듯 입을 벌렸다가 다시 다물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맥코이가 제 턱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고개를 돌렸다. “……본즈?” 짐의 얼굴에 의문이 가득 차올랐지만, 맥코이는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곧 길게 한 숨 소리가 났다. 


“앞으로도 분명 스팍이나, 다른 크루들에게도 말 하지 못할 고민이 있을 때가 있을 거야. 그 때는 나한테 말해, 짐.”


맥코이는 짐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얼굴이 뚫어질 정도로. 확실하게 대답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고개를 돌리지 않을 것만 같은 모습과 태도에 짐은 그저 멍하니 맥코이를 바라보기만 했다. 잠시 그렇게 그를 바라보던 그가 시선을 돌렸다. “고마워, 본즈.” 라고 말하면서. 







*

다크니스 이후 비욘드 이전 

그냥 괜히 비욘드의 술잔씬을 생각하면.. 뭔가 개인적인 고민은 본즈에게 털어놓게 되었다는 뭐 그런것도 좋지 않을까 싶고... 짐본즈 참 좋아 하눈데 정신적으로는 본즈가 짐보다 훨씬 성숙하고 위에 있는 걸 좋아합니다.....하지만 결국 짐의 행동에 휘둘리는 본즈가 좋아요.. 아..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쓰다보면 캐릭터가 손에 익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