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카르도군은 사람이 너무 좋아서 탈이구먼. 신문을 힐끔거리면서 웨슬리는 상처투성이의 남자의 등을 바라보며 한숨이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사내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의 온 몸은 이미 흰 붕대로 감겨져 있었다. 처음에 그를 발견하고 나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온 몸에 상처를 입은 채로, 그는 자신의 집 앞에 쓰러져 있었다. 불멸자라고 불리던 사내가 죽어가고 있었다. …왜, 날 살렸지? 아무런 말도 없던 사내가 겨우 입을 열었을 때 웨슬리의 눈썹이 조금 꿈틀거렸다. 그가 신문에서 눈을 떼고,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어린 청년을 바라보았을때. 청년의 눈은 웨슬리를 뚫어지도록 쳐다보고 있었다. 분노? 증오? 아니 슬픔인가. 힘을 잔뜩 준 눈이 저를 잡아먹을 듯 쳐다보고 있었다. 어차피 나는 죽지 않는다. 그 말에 웨슬리는 비죽거렸다. 죽지 않는다? 자네, 자네가 무슨 불멸의 신이라도 된 것 처럼 말하는 군. 내 하나만 충고하지. 이 세상에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네. 물론 자네는 스스로가 '죽지 않는다' 라고 말하지. 하지만 내 생각엔 그건 착각일세. 진실을 외면하지 말게. 자네의 몸은 이미 망가졌어. 이미 오래전에. 청년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난…그저……그를 믿었을 뿐이다…. 점차 떨려오는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웨슬리는 그를 향해 대답했다.
자네, 그러다가 다음엔 정말 죽을걸세?
술집에서 나와 어둠으로 가득 찬 길을 힘없이 걷다보면 스스로가 혼자라는 걸 깨닫는다. 모두가 걷고 있는 길이라고 할지라도, 조용하게만 느껴져서. 아무것도 없고, 혼자만이 남아있다는 그런 외로움, 고독감. 언제나 입버릇처럼 말하는 말이 있다. 하지만 스스로도 그렇게 말하면서, 그걸 지킬 수 있을지 확신이나 믿음은 서지 않았다. 나는 정말로 강한가. 그런 말을 스스로 입에 담을 수 있을 만큼. 담아도 될 만큼, 책임을 질 자신이 있는가.
「그렇게 우울한 표정으로 지내다간, 우울한 일만 찾아올지도 모른다네?」
「……제네럴.」
무겁게 눌려 있던 입을 열며 청년은 그 퇴역장군을 쳐다봤다. 어째서 이 싸움에 끼어들었는지 그 이유조차 알 수 없는 사람. 그 어느 쪽의 편에도 서지 않는 사람. 그의 눈을 쳐다보다가 청년은 곧 시선을 돌렸다. 문득 이 퇴역장군이라면 어쩌면 자신을 이해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고민이 있는 얼굴인데 말이야?」
「……영웅이라는 건 뭘까요.」
어쩌면 이리도, 쉽게 마음을 토해내는지.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갔지만, 이미 고민을 뱉어낸 뒤였다. 아주 오랫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던 그 고민을. 쉽게 사라지지 않고, 쉽게 해결되지 않는.
―강해지고 싶었어요. 누군가를 지킬 수 있을 만큼. 내가 지키고 싶은 사람은 지킬 수 있도록.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