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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하랑 단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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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 7. 01:12
목을 죄여오는 손에 점점 더 힘이 들어간다. 제대로 숨조차도 쉬지도 못하고,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하랑은 힘겹게 제 목을 꽉 잡고 있는 티엔의 손목을 긁어내리기만 했다. 그의 눈은 평소와 똑같았다. 아무것도 없는 어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소리조차 내지르지 못한 채, 하랑이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속안의 무언가가 울렁거리는 기분이었다. 티엔의 눈은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고, 하랑은 그저 눈을 감았다. 티엔의 손목을 잡고 있는 손이 점점 힘이 빠져서, 하랑은 그저 인상을 쓰는 일밖에는 할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저 눈을 마주치고 있으려니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아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쯤, 목을 죄여오던 손아귀의 힘이 빠져 나갔다. 겨우 터진 숨통에 바닥을 짚은 채로 몇 번이고 기침을 하고,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한 채로 하랑은 헉헉 거렸다. 진짜 죽겠어. 안 죽었잖아. 무심하게 툭 내던져진 말에 울컥 거렸지만, 하랑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랑, 이번에도 네가 졌다. 왜 이길 수가 없냐고! 네가 말로만 강하기 때문이지. 누가! 네가. 제 목을 감싼 채로, 바락바락 소리를 질러오는 하랑의 태도에도 티엔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무서울 만치 흔들림 없는 녀석 같으니. 집요한 사부 같으니. 성격 이상자. 툭툭 말을 내뱉으며 하랑이 잔뜩 인상을 쓴 채로 티엔을 노려봤다. 그런 시선에도 티엔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고, 그저 덤덤히 하랑을 내려다 봤을 뿐 이었다. 다음엔 안 져. 이를 꽉 깨물고 말하는 하랑의 눈빛에 그제야 티엔이 웃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하랑이 주먹을 꽉 쥔 채로 땅바닥을 내리쳤다. 아픔 같은 건 잊어버린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