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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러너/민호톰] 1

[[]] 2014. 10. 3. 20:20

- 모바일 연성 주의, 오타나 맞춤법 에러 많을 것 같습니다. 이점 감안하고 봐주세요ㅠㅁㅠ

- 마구 날조 주의. 민호가 약간 좀 성격 있게 써진듯한....이건 마치 원작과 무비의 중간...계 같은..... (막던짐

- ㄷㄹ의 <민호가 토마스를 좋아하긴 하는데 싸고 돌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타다노 신참처럼 봐주는데 사실 언제든지 덮칠 수 있는데 덮치지 않는 거>를 보고 허락 받고 써보았습니다...

- 내용이 다소 산으로 가버린 것 같지만 여유가 되면 뒷 부분도 나중에 이어볼게요 주르륵 










뒤 돌아 보지 말고, 뛰어! 먼저 빠르게 앞으로 뛰어가는 민호가 그렇게 소리쳤다. 토마스는 그런 민호의 말에도 뛰면서 자신의 뒤를 힐끔거렸고, 곧 그렇게 몇 번 더 힐끔거리다 다시 앞을 바라보며 온 힘을 다해 달렸다. 숨이 거의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이대로 달리는 걸 멈추게 되면 미로에 영영 갇혀 정말 죽을지도 모르는 일 이었다. 겨우 함정을 빠져나오고 나서야 숨을 돌릴 틈이 생겨서는 토마스는 허리를 잔뜩 숙여 천천히 숨을 골라냈다. 무작정 러너가 되어야겠다는 욕구 하나로 러너가 된 것 이었지만, 복잡한 미로를 달리는 일은 훨씬 더 힘든 일 이었다. 그리고 토마스가 한 편으로 또 신기했던 것은 민호가 이 미로의 지리를 구석구석 다 외우고 있다는 점 도 하나 였다. 그야 물론 2년이 넘도록 이 미로를 또 뛰고 뛰었을 테니, 외우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 인 것일지도 모르지만. 긴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토마스는 보통 미로의 지리를 그렇게 외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겨우 숨을 다 고르고 몸을 일으키자 민호가 토마스의 등을 세게 퍽 하고 쳐왔다.


"잘 했어, 토미. 자꾸 뒤 돌아 보는 버릇만 좀 고치면 좋겠네." 


민호는 토마스의 등을 그렇게 세게 친 것은 아니었지만, 토마스는 방금 폐가 터져라 달린 덕인지 그런 민호의 행동에 살짝 비틀거렸다. 그런 잠깐의 휘청거림을 보면서 민호는 처음엔 다들 그래. 라고 별 거 아니라는 듯, 조금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그의 말에 토마스는 겨우 숨을 고른 목소리로 열사병 걸릴 거 같아. 라고 대답했다. 그런 토마스의 대답과 목소리에 민호가 크게 소리내 웃는 것 같았다. 토마스의 등을 몇 번 더 두드려주더니 돌아가자. 라고 말했다.



돌아오자마자 토마스는 또 다시 갤리와 한 번의 말다툼을 했다. 토마스는 방금 막 미로의 함정을 빠져나온 참 이었고, 민호와 함께 발견한 것을 모두에게 알리자마자 갤리가 바로 시비조로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었다. 매번 갤리의 조롱이나 짜증섞인 말을 그저 무시하거나 가만히 대꾸하던 토마스도 이 때만큼은 참지 못하고 짜증 섞인 말을 내뱉으며 제게 성큼 다가온 갤리의 몸을 밀쳐냈다. 두 사람의 말 다툼으로 주변은 이미 사람들이 꽤 모인 상황이었고, 모두 작게 웅성웅성거렸다. 민호는 토마스의 뒤에서 갤리와 토마스의 말다툼을 팔짱을 낀 채로 다소 삐딱하게 서서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을 뿐 이었다. 먼저 말다툼 중재에 나선 것은 뉴트였고, 뉴트의 말에 갤리는 여전히 짜증 섞인 목소리로 항의했다. 토마스는 저와 갤리의 사이를 막아선 뉴트를 슬쩍 밀어내고는 잔뜩 인상을 구긴 채로 갤리를 노려보았다. 여기서 끝날 수 있는 말다툼에서 몸싸움이 되기 바로 직전의 모습에 주변에 모인 아이들이 다시 웅성웅성거렸다. 


토마스는 이제 이 웅성거림마저 다소 짜증이 솟았지만, 그렇다고 여기 주변에 모인 애들에게 소리를 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잔뜩 인상을 쓴 채로 갤리를 노려보았고, 갤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사이에서 살짝 떨어져버린 뉴트가 길게 한숨을 내뱉고야 말았다. 이런 멍청이들. 이라고 작게 중얼거린 뉴트의 어깨를 민호가 붙잡고 제 옆으로 서게 한 뒤 여전히 서로를 노려보느라 바쁜 두 사람의 사이를 팔로 비집고 들어갔다. 


"그만 좀 해라. 좀." 


민호는 다소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번갈아가며 갤리와 토마스를 바라보더니 곧 두 사람의 몸에 대고 있던 제 손을 떼내고는 다시 팔짱을 꼈다.


"너네 한 번 만 더 싸우면, 둘 다 거시기를 발로 차버릴 줄 알아."


민호는 그렇게 말하고는 냉큼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모인 아이들을 헤쳐내며 걸어가는 그 모습은 다소 화가 많이 나 있어 보이는 모습이었어서 그대로 아이들이 모두 조용해졌다. 뉴트는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어깨를 으쓱이며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잘 났다, 진짜."


뉴트의 말에 토마스는 갤리를 바라보았고, 갤리는 토마스를 슬쩍 노려보더니 자신과 자주 어울리는 녀석들과 함께 자리를 떠버렸다. 주변에 모였던 아이들도 뉴트의 소리와 함께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곧 그 자리에는 토마스 혼자만이 남았다. 토마스는 아이들이 모두 없어진 자리에서 혼자 주저 앉고는 한숨을 내뱉다 결국 민호가 간 길을 따라 걸어갔다. 


민호가 한 쪽 구석에 앉아 목을 축이고 있는 것을 발견한 토마스가 슬그머니 앉은 민호의 옆에 섰다. 내가 매번 참을 수는 없는 거잖아. 토마스는 저도 모르게 그렇게 툭 말을 내뱉었다. 토마스의 말에 민호가 물병을 입에 가져가다 곧 멈추고는 고개를 올렸다. 어, 그건 그래. 다소 낮게 내려앉는 목소리였지만 화가 난 건지 아닌 건지 분간을 할 수가 없었다. 토마스는 그대로 등을 기대며 미끄러지듯이 자리에 주저 앉았다. 


"괜히 성질 부리지 마."

"먼저 성질 부린 건 그 녀석 이거든?"


토마스가 볼멘소리로 툴툴거렸다. 괜히 고개를 숙인 채로 흙바닥만을 한 참동안이나 바라보았다. 민호는 그런 토마스의 말에 물병을 바닥에 내려 놓고는 그저 제 뒷목을 두드리며 제법 심드렁한 목소리로 어어, 그래, 그래. 라고 대답했다. 민호의 대답이 제법 귀찮음이 묻어나오고 있어서 토마스는 저도 모르게 숙이고 있던 고개를 팍 들고 옆으로 획 돌린 채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그렇게 있을 때 손가락 하나가 토마스의 볼을 툭툭 두드렸다. 무슨... 토마스가 뭐라 소리치기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때 바로 코앞에는 민호의 얼굴이 있었다. 토마스는 민호와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얼굴을 마주보고 있는 것은 처음이었어서 저도 모르게 숨을 크게 삼키고야 말았다.


"계집애처럼 굴긴, 신참."

"......이젠 신참 아니거든."

"뭐, 러너로는 신참 맞지 않냐."


그리고 토마스는 제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이 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까지 심장이 뛰는 건 미로를 달릴 때 나,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정도일까. 토마스는 저를 바라보고 있는 민호의 시선을 슬쩍 피하고는 팔을 쳐냈다. 계집애도 아니야. 방금 너 되게 계집애처럼 굴었는데. 모든 여자애들이 이러는 것도 아니거든? 토마스는 여전히 저를 바라보는 민호를 겨우 똑바로 쳐다보며 반박했다. 그 말에 민호가 다시 토마스의 옆에 앉고는 어깨를 들썩이며 그건 그래. 라고 말하면서 슬쩍 웃었다. 


그러더니 민호는 곧장 일어났다. 배고픈데, 밥이나 먹으러 가자. 그렇게 툭 말을 내뱉고는 먼저 또 걸어가버리는 민호가 보지도 않건 만, 고개를 끄덕거리며 덩달아 일어섰다. 방금 전 제 얼굴을 보면서 볼을 두드리던 민호를 보고 잡아먹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왜 잡아먹힐 거라고 생각한거지. 토마스는 그렇게 생각하며 겨우 민호를 따라잡았다. 민호는 아까와 달리 다른 아이들이랑 슬쩍 농담을 주고 받았고, 제 옆에 온 토마스를 어떻게 알았는지 민호는 여전히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토마스의 어깨를 제 팔로 끌어안 듯 하며 슬쩍 두드렸다. 토마스는 그런 민호의 행동에 살짝 움찍 거렸지만, 그렇게 행동하고 나서 놀란 것은 오히려 토마스 쪽 이었다. 

방금 전에 자신을 보던 민호의 시선이 아직도 생생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니었으니 이렇게 기억에 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토마스는 어째서인지 그렇게 확신할 수 있었다.



식사시간은 평소와 똑같았지만, 토마스는 갤리 패거리들이 자신을 종종 노려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 자신을 계속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면 어김없이 그들과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빵을 입으로 씹고 있는데 이게 씹어서 제대로 넘기는 건지 먹다가 체할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물론 단순히 그들이 자신을 쳐다본다는 것만으로 이러는 것은 아니라고 토마스는 생각했다. 아까 전에 민호와의 대화, 민호의 시선. 잡아먹힌다고 생각했던 자신. 토마스 형, 왜 그래? 맞은 편에 앉은 척이 물어왔지만 토마스는 그저 하하. 하고 웃어보였을 뿐 이었다. 어느 샌가 옆 자리를 차지 하고 앉은 민호가 아까 전에 나한테 크게 쫄았나보지. 라고 농담 처럼 말을 내뱉고는 웃어버렸다.  민호의 말에 토마스는 그런 거 아냐. 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대답했지만, 토마스는 자신의 목소리가 어딘가 다소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설마 이걸 척이나, 민호가 알아차리진 않았겠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가늘게 눈을 뜨고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농담을 주고 받는데 집중했지 다행스럽게도 토마스의 그런 마음은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토마스는 결국 음식을 최대한 빨리 우겨 넣으며 그 자리를 도망치듯이 빠져나왔다. 아무도 없는 나무 근처에 등을 기대고 주저 앉아 양 손으로 제 얼굴을 감쌌다. 토마스. 익숙한 낮은 목소리가 자신을 불렀다. 민호였다. 그가 따라오질 않기만을 바랐는데. 토마스는 마음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면서 제 손바닥을 슬쩍 내려 민호를 바라보았다. 


"역시, 아까 쫄았지 너."

"아니라니까. 자꾸 왜 그러는데?"

"중재할 때 이야기 하는 거 아냐."


민호는 그렇게 말하면서 허리를 숙인 채로 토마스를 빤히 쳐다보았다. 토마스는 민호가 자신을 저렇게 쳐다보기 시작하니 또 다시 심장이 튀어나올 것 마냥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럼? 겨우 내뱉은 말이 고작 이런 질문이라니. 토마스는 속으로 자신을 엄청 욕하고 있었다. 물론 겉으로는 최대한 침착한 척을 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민호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하려 했지만. 민호의 얼굴이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숨소리가 들렸다. 바로 코앞에서. 숨김이 바로 느껴졌다. 코앞에서. 함께 미로를 달렸을 때와는 다소 다른 숨소리였다. 민호는 아까보다 더 바짝 얼굴을 들이밀었다. 오지 마. 토마스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심장을 입으로 토하라고 한다면, 토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분마저 들고 있었다. 포식자의 앞에 홀로 서 있는 기분. ...흐음. 민호가 작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분명 작게 중얼거렸지만, 토마스에게는 무척이나 큰 소리 처럼 들렸다. ...왜? 토마스가 물었고, 민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여전히 그 얼굴을 빤히 바라볼 뿐 이었다. 민호. 이름을 불렀다.  


"왜." 

"...얼굴 좀 치우고 말해."


그 말에도 민호는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미 사이는 더욱 밀착해버려서, 곧장 입술을 맞댈 수도 있을 만한 거리였다. 스스로 밀어버리면 될 텐데. 토마스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없는 것도, 못하는 것도 아닌 하지 않는 것 이라고 토마스는 스스로 그렇게 결론 지었다. 어쩌면 민호가 이렇게 봐주는 걸 바랐던 것 일지도. 모른다고 토마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왜 그렇게 생각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온 몸의 근육들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토마스는 저도 모르게 풀더미를 손으로 꽉 쥐었다. 이대로 손을 들어 올리면 풀을 바로 뜯어버릴 수도 있을 정도로. 


"긴장하기는."


민호가 그렇게 말하면서 허리를 들더니 똑바로 자리에 섰다. 토마스는 그제야 꽉 쥐고 있던 죄 없는 풀을 놓아 주었고, 저를 보고 별 거 아니었다는 듯이 다소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민호를 올려다보았다. 아주 잠깐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