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러너/민톰] 어느 날 꿈을 꾸었다 1
- 현대물 AU를 끼얹는다!
- 민톰 / 진단 메이커의 힘을 빌리긴 했는데 아직 대사 하나만 썼네요 ㅠㅁㅠ 민톰의 문장은 "적어도 너에게만큼은.", "나는 살아 있다.", "미련은 없다." 입니다. http://kr.shindanmaker.com/484366
- 출근해야 하고.. 더 쓰다가 못 잘거 같아서.. 흑흑 여기까지 나중에 2편으로.... 언젠가.. (넘
- 제목은 진짜 생각이 안나서 급하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장창창문
어느 날 꿈을 꾸었다 1
나는 아마, 너를 좋아한다.
토마스는 거울을 보며 또 다시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너를 좋아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말을 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 이었다. 만약 좋아한다고 이 마음을 고백하면, 너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친구 관계가 부서지는 것은 싫었다. 그것만큼은 죽도록 싫었다. 그렇기 때문에 토마스는 이 감정을 아주 깊숙한 곳에 숨겨놓기로 했다. 아주. 아주 많이.
토마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학교에 같이 갈 때도, 같이 하교 할 때도. 마음속으로는 제 옆의 소년을 생각하면서, 그 마음만큼은 깊숙하게 숨겼다. 거짓말은 자신이 없었지만. 특히 그에게는 더욱 자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날 밤은 꿈을 꾸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악몽이었다. 꿈의 내용은 항상 똑같았다. 모든 것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채, 아이들이 모여 있는 한 공간에 버려져, 그 공간에서 탈출하기 위해 방법을 찾는 것. 그곳에는 그도 있었다. 토마스가 무어라 말을 하면, 그곳의 그는 그저 어깨를 으쓱이며 팔짱을 꼈을 뿐 이었다. 그는 매일, 매일을 알 수 없는 곳으로 가 달렸다. 달리고 또 달렸다. 그리고 그 꿈에서 토마스는 어느 순간부터 그와 함께 달렸다. 그는 토마스의 어깨를 두드리고 ‘처음 치곤 괜찮은데?’ 라고 이야기 했다.
마지막은 항상 똑같았다. 그는 무어라고 말했고, 마지막의 말은 항상 제대로 듣지 못한 채 잠에서 깨어났다. 그렇게 깨어나면 토마스는 제대로 잠들지 못하는 때가 많았다. 잠을 잘 수가 없다. 꿈에서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왜 나는 듣지를 못하고 있는 건지.
토마스가 제 눈가를 꾹 누르면서 몇 번이고 마른세수를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그, 아니 민호는 팔을 슬쩍 치며 웃었다. “밤에 안자고 뭐하는데? 야동이라고 보냐?” 그런 그의 말에 저도 모르게 바람 빠진 것 같은 소리를 내며 웃고야 말았다. 계속 그렇게 웃다가 “그런 거 안 봐.” 라고 대답했다. 그 대답에 민호는 또 다시 웃었다. “나중에 너희 집 가서 방 뒤져봐야겠네.” 그는 그렇게 말했다. 토마스는 그 말에 그저 웃었을 뿐 이었다. 같이, 같은 속도로 걸음을 옮기다 토마스는 문득 걸음을 멈췄다. 해가 저물고 있었다. 토마스가 따라오지 않자, 민호도 덩달아 걸음을 멈췄다.
“왜 그래?”
그 질문에 토마스의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침묵만이 이어졌다. 시끄러운 차의 경적 소리와,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 토마스는 태양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다.
“……꿈을 꿔.”
“무슨 꿈을 꾸는데?”
“그냥. 어딘 가에 갇혀 있는 것 같은 꿈.”
“그게 뭐야.”
토마스의 말에 민호는 하하. 하고 웃었다. 그가 몸을 돌려서 걸음을 옮기려 했다. 토마스는 저도 모르게 민호의 옷깃을 꽉 붙잡았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그 꿈엔 너도 나와, 민호.” 토마스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잡았던 옷깃을 놔주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민호를 앞질러 걸어갔다.
“……그 꿈의 끝은 항상 같아.”
‘네가 죽어.’ 그 뒷말은 하지 않았다. 토마스는 겨우 그 말을 삼키고는 그저 마른세수를 했다. 고개를 푹 숙인 채로, 그는 땅만 보면서 걸었다. 계속 땅만 보면서 걷던 토마스의 뒷덜미를 민호가 세게 붙잡았다.
“쳐 돌았냐. 빨간 불이야.”
“……어어.”
“그 보다 무슨 말 하려고 했어? 뒷말 말이야. 꿈의 끝이 같다고 그 뒤에.”
민호의 말에 토마스는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어서 신호가 바뀌어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싶다고 생각했다. 민호는 살짝 인상을 쓴 채로 저를 바라보고 있었고, 토마스는 그런 그의 시선을 바라보다 곧 고개를 돌렸다. 어서 신호나 바뀌었으면. 토마스는 계속 그렇게 생각했다. 속으로 계속 그렇게 빌었고, 어서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꿈의 끝은 항상 같았으니까. 그 꿈은 더 꾸고 싶지 않았다.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죽기라도 해?”
“…….”
시선을 돌리고 있던 토마스의 고개에 민호의 질문에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뭐라고 말이라도 해, 토마스.’ 그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입은 떨어지지 않았고, 토마스는 그저 바보 같이 놀란 표정을 한 채로 민호를 바라봤을 뿐 이었다. “토미.” 그가 제법 낮게 깔린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민호는 토마스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네가 죽어. 항상.” 토마스는 그렇게 덧붙였다. 꿈속에서 느껴졌던 비참한 기분을 바로 지금 느끼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건 단순히 꿈일 뿐 인데. 그 꿈속에서 토마스는 비참했다. 끝을 볼 때마다 비참했다. 그리고 지금 그 꿈속에서 느꼈던 기분을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여기 나는 살아 있잖아.”
민호의 말에 토마스는 “나도 알아.”라고 겨우 대답하고는 민호에게서 조금 더 떨어졌다. “……나도 아는데.” 그는 계속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주 작은 소리였고, 그렇게 중얼거리던 토마스는 결국 손으로 제 입을 막아버렸다. “꿈이 너무 생생했어. 현실처럼.” 입을 막았던 손을 떼며 토마스가 한 말에 민호는 그저 어깨를 으쓱일 뿐 이었다. 팔짱을 끼고, 어깨를 으쓱이는 그 모습은 마치 꿈에서 본 민호의 모습과 똑같아서 토마스는 또 다시 기분이 이상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