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브루스 보이틀러와 웨슬리 슬로언 1
원래 케스에 내려고 했던 두사람의 과거 날조..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뭐 그런....거였는데
천천히 웹공개 하면서 쓰던가 아니면 일부 웹공개한 뒤 나중에 행사에서 책으로 만나보실 수 있더럭.......... (넘
정말 이 뽕은 어디서.. 받아온 뽕인 걸까............................
젊은 날의 브루스 보이틀러와 웨슬리 슬로언 1
브루스 보이틀러는 모험을 꿈꾸는 사내였다. 모험가가 되고 싶었고, 그는 어떤 것에도 두려움이 없었다. 그는 항상 거침이 없었고, 도전적인 청년이었다. 꿈이 많았고, 아주 강했으며, 누구보다도 많은 것을 품은 눈으로 항상 남들을 이끌어왔다. 그는 그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사람들을 이끌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이끌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는 탁월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는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모험심도 넘치고, 모험을 좋아했다.
그 때를 살던 남자는 훨씬 더 젊었으며, 호기로웠다. 무엇이든 성공할 수 있다는 자만이 아닌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호기심과 용기가 있었다. 브루스 보이틀러는 위대한 모험가가 되고 싶었다. 위대한 모험가가 되기를 원했다.
젊은 청년의 품에 있는 종이봉투의 안에는 갓 만들어낸 따끈한 빵이 들어 있었다. 청년은 근처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나무 박스 위에 엉덩이를 대충 걸터앉은 채 빵을 씹었다. 호화롭게 차려진 밥상은 아니었지만, 지금의 청년에게는 그 어떤 밥상 보다 소중한 것 이었다. 빵을 씹으며 청년은 입고 있는 조끼의 안쪽에서 척 봐도 오래되어 보이는 가죽 표지의 수첩을 하나 꺼냈다. 굉장히 오랜 시간 사람의 손을 타고 또 탄 듯해 보이는 가죽은 이제 자신만의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청년은 수첩을 펄럭이며 뒤적거리기 바빴다. 얼마나 열중에 했는지 청년은 자신의 옆으로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했을 정도였다. 큼큼. 가까이 다가온 사람이 크게 헛기침을 했지만, 청년은 여전히 눈치 채지 못한 채였다. 여전히 눈치 채지 못한 청년 때문에 다가온 사람은 결국 팔을 뻗어 청년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이봐?”
“억?!”
갑작스럽게 누군가가 자신을 건들인 행동에 놀란 청년은 크게 소리를 내지르며 들고 있던 수첩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청년이 놀란 것에 덩달아 놀란 다가온 남자는 푸핫. 하고 작게 웃는 소리를 내더니 곧 허리를 숙여 그가 떨어트린 수첩을 주워 건넸다.
“여기. 소중한 것처럼 보이는데 좀 더 소중히 대해줘야지.”
“댁이 놀라게 만들지만 않았으면 떨구는 일도 없었을 걸.”
“……음. 난 분명 소리를 내면서 그 쪽을 불렀는걸.”
남자는 그렇게 대답하며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 청년은 그런 남자의 말에 결국 “……그래?” 라고 반문하더니 머쓱하니 웃으며 제 뒷머리를 긁적였다. 청년은 제 눈앞에 선 남자의 모습을 천천히 위아래로 훑었다. 말끔한 제복 차림. 저 제복은 제법 눈이 익은 차림이어서, 청년은 한 동안 그의 차림새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이 쪽은 처음이다 보니, 하나도 모르거든. 혹시 근처 역으로 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아나?”
“형씨. 완전 반대로 왔어.”
“……이런.”
그 말에 남자는 제 이마를 잡고는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의 옷을 한참이나 살피던 청년은 그의 그 옷이, 어떤 한 학교의 옷임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것을 떠올림과 동시에 의도치 않게 청년은 아. 하고 감탄사를 내뱉고야 말았다. 그 소리에 그의 시선이 다시 청년에게로 돌아왔고, 청년은 앉고 있던 나무 박스에서 내려와서는 어깨를 으쓱였다.
“사관생도? 그 제복 뭔가 눈에 익다 했더니 이제 떠올랐네. 그보다 지도나 그런 거 가지고 있을 거 아냐?”
청년의 질문에 그는 푸흐흐. 하고 웃었다.
“도둑맞았지.”
“신고는 했고?”
“뭐,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간 거겠지.”
“……대단한 사람일세.”
그는 정말로 감탄했다. 자신의 물건을 도둑맞은 사람 중에 저런 식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남자는 그렇게 웃으면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길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곧 손으로 어떤 한 길을 가리키며 다시 물었다.
“그럼 이쪽으로 나가면 큰길로 갈 수 있나?”
“그렇긴 한데……. 괜찮겠어? 여기는 제법 복잡한데. 뭐, 역에 가고 싶은 거지? 좋아. 그럼 내가 거기 까지는 안내해줄게.”
“그런 걸 부탁해도 괜찮은 건가?”
“뭐 안 될 건 어디 있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청년은 웃으면서 그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가만히 바라보던 그는 결국 같이 웃으면서 그의 손을 잡고 악수했다. 악수를 하고 떨어진 손과 동시에 남자는 제 이름을 말했다.
“뭐, 서로 이름이나 아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웨슬리. 웨슬리 슬로언.”
“나는 브루스 보이틀러.”
그리고 안내를 해주기 시작한 브루스는 이 쪽 지리에 대해서 굉장히 잘 알고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웨슬리는 그가 이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인 줄 알았지만 그의 대답은 아니라고 했다. 이 도시의 주민이 아니라는 그의 대답에 웨슬리는 흠. 이라고 작게 소리를 내더니 곧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
“네가 보기에는 어때 보이는데?”
“……음. 모험심이 많아 보여.”
“위대한 모험가를 꿈꾸고 있지.”
“멋진 꿈인데.”
브루스의 말에 웨슬리는 망설이지 않고 그러게 대답했다. 그런 그의 대답에 브루스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말을 멈췄다. 그러더니 팔짱을 끼고는 어깨를 으쓱였다.
“뭐. 시련과 역경도 제법 많았지.”
“자세한 건 안 물어봤다.”
브루스의 말에 웨슬리가 제법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런 그의 말에 그는 그저 호쾌한 웃음소리를 내며 크게 웃었다. 그렇게 소리를 내며 웃던 브루스는 이내 웃음을 멈추고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바보 같은 소리 한다고 했던 사람들도 있었거든.” 그 말에 웨슬리는 그를 슬쩍 바라보더니 대답했다.
“누군가의 꿈이나 목표를 비웃는 사람들은 딱 그 정도인 거야.”
“너도, 뭔가 목표가 있어?”
“있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그러기엔, 장애물들이 너무 많아.”
“그래도 포기는 안 할 거고.”
“목표를 잡았으면 가봐야지. ……갈 수 있는 데까지.”
그 말에 브루스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곧장 터져 나온 웃음에 브루스는 곧장 손으로 제 입을 가렸다. 그런 브루스의 웃음에 웨슬리는 그저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고집쟁이란 소리 자주 들을 거 같은데.” 브루스의 돌아온 대답에 웨슬리는 푸흐흐. 하고 소리 내며 웃었다.
“뭐, 원래 뭔가 목표가 있는 사람들은 한 고집 하는 게 좋잖아.”
“난 그런 말 처음 들어보는데?”
“그럼 지금부터 새겨놔. 모험가 양반.”
웨슬리는 그렇게 말하면서 브루스의 가슴팍을 손가락으로 몇 번 쿡쿡 찔러댔다. 그러더니 그 너머로 보이는 역 간판을 발견하고는 “어, 도착한 거 같군. 고마워.” 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말하더니 그는 브루스의 앞으로 불쑥 손을 내밀었다.
“……자네와는 다시 또 만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브루스는 그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다, 곧 그 손을 잡고 악수했다. 가벼운 악수였다. 어떤 부담도 없고, 무언가의 경쟁도 없는. 가볍게 악수하고 떨어진 손은 곧 몸이 멀어짐과 동시에 완전히 멀어졌다. 웨슬리는 역의 안으로 들어갔고, 브루스는 가만히 그 자리를 바라보고 있다가 괜히 입고 있는 조끼를 고쳐 입고는 제 양 볼을 가볍게 찰싹였다. 모험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젊은 날의 브루스 보이틀러와 같은 날의 웨슬리 슬로언의 첫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