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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마틴] 꿈에서도 찾아오지 않는 당신에게

[[]] 2015. 2. 1. 16:26

티엔마틴 의 연성 키워드

:: 꿈에서도 찾아오지 않는 당신에게 http://kr.shindanmaker.com/451541


- 단문주의 / 티엔 사망 소재 주의 / 의식의 흐름 개쩜........................... (퇴근하고싶다) 








그 남자는 끝까지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내였다. 속내를 알 수 없으면, 무언가 말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남자는 그런 말조차도 쉽게 해주지 않았다. 모든 것을 내어주려 하지 않았고, 항상 무신경해 보이는 무심한 눈동자가 뒤따라왔을 뿐 이었다. 웃음기도 없는 얼굴. 재단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보이는 말투와 행동. 사실 그에게 있어서 재단의 안위는 아무래도 좋을 것이 분명하다고 챌피는 그렇게 생각했다. 



사이퍼들은 민간인들에게 있어 미지의 대상이기 때문에 공포와 두려움을 불러오는 존재이기도 했으며, 한 편으로는 신기한 존재이기도 했다. 챌피에게 있어서 ‘그는’ 보통의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것과 같은 인상이었다. 속내를 읽을 수 없으니, 공포와 두려움이 생기는 반면 왜 그 남자의 속만을 읽을 수가 없는지 그에 따른 신기함도 함께. 이 의문은 끝까지 해결되지 않았고, 영원히 해결 되지 않을 일이 되어버렸다. 


그는 어떤 일이 있고 나서 완전히 세상을 등졌고,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었으며 챌피에게 있어서 그는 영원히 미지의 존재로 남아버리고 만 것이다. 챌피는 펜을 들었다. 종이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써 내려가지 못한 백지였다. 이제부터 챌피는 이 종이에 어떻게든 내용을 채워 볼 요량이었다. 


‘당신에게 이 편지를 보냅니다.’ 첫 말을 그렇게 시작한 챌피는 곧장 펜을 내려높았다. 단 한 줄을 썼을 뿐 인데 더 어떻게 말을 써야 할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챌피는 펜을 내려놓고, 결국 제 머리를 양 손으로 감쌌다. 아니, 거의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려는 것과 같았다. 짜증나는 놈. 나쁜 새끼. 온갖 욕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고, 그대로 책상의 위로 제 이마를 소리가 나도록 박았다. 


“……나쁜 놈.”


겨우 입 밖으로 내뱉은 말에는 답해줄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 그 무신경한 눈도 없었다. 속내를 알 수 없었던 남자는 눈을 감을 때 까지도 아무런 말도 말해주지 않았다. “……나쁜 새끼야……누가 그렇게 가버리래요?”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고, 질문만이 황망한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 


진실을 알 수 없었던 남자는 끝까지 미지로 남았고, 제 죽음에 미련도 없었는지 꿈에도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