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모냐 그냥 크라우스랑 스티븐이랑 10살 차이 그 떡밥에 그냥 보고싶어서 쓴 것이었다고 한다... 역키잡 조라.. ... 크라스팁이라고 써야하나 크라스팁크라라고 써야하나 뭐가 중요하지 그냥 크라우스랑 스티븐 나오는 스티븐 과거 날조 글입니다. 뒷편은.. 언젠ㅊ가 책으로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소년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속칭 ‘인간 병기’라고 불리 우는 능력 하나만이 남아 있었다. 주변에 남은 것들은 아무것도 없었고, 소년은 그렇게 빨리 혼자가 되어버렸다. 홀로 남은 고독 속에서 소년은 홀로 살아나가는 법을 터득해야만 했다. 홀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지 못하면, 결국 소년은 살아남기는커녕 바로 죽어 버렸을 테니까. 살아야 할 이유도, 목적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죽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것도 몰랐던 소년은 현실을 깨닫고,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면서도 소년에게는 남은 것이 없는 듯했다. 홀로 살아가는 동안 주변에는 어떤 사람도 없었고, 곁을 내어주지도 않았다. 소년에게 사람이라는 것은 결국 이용해먹기 좋은 도구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결국 도구였다. 혼자 남은 소년이 살아남기 위한 도구이자 발판.
그리고 그 날은 운이 나빴다. 하필이면 그런 녀석들한테 걸려서는. 한 쪽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 온 몸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감각과 모든 것이 싸늘하게, 차갑게 식어가는 감각. 그 모든 것을 느끼며 소년은 짧게 탄식했다. 결국 이다지도 허무하게 가고 마는 구나. 소년은 그렇게 탄식했고, 곧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너무나도 금방. 그것은 정말 짧은 순간이었다. 하하. 소년의 입에서 포기에 가까운 웃음이 흘렀다. 하지만 그 웃음도 잠시였다. 소년은 곧 소리를 질렀다. 어차피 들어줄 사람도 아무도 없었고, 도와줄 사람도 없었건만. 바닥을 긁는 손가락은 이미 피범벅이었다. 흙과 피와 그리고 얼음 결정으로 인해 엉망이 되고, 너덜너덜해진 손가락과 희뿌연 시야로 소년은 그저 몇 번 이고 좌절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혼자가 되었을 때 죽어버렸으면 좋았잖아. 그렇게 생각하며 소년은 완전히 머리를 흙바닥에 푹 숙였다. 점점 아득해지는 의식 속에서 누군가 달려오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힘없이 떨어진 피투성이가 되어버린 손을 누군가 잡는 것 같았다. 자신보다 훨씬 더 작고, 그리고 훨씬 더 뜨거운 손. 소년은, 그는 고개를 들었다. 겨우 잡힌 시야에는 자신보다 훨씬 어린 소년이 있었다. 훨씬 작고 어린 소년이 제 손을 잡아 주고 있었다.
제법 말쑥한 차림을 하고서는 그, 아니 스티븐은 제 손을 잡아줬던 어린 도련님의 앞에 섰다. 자신을 보고 슬쩍 웃는 스티븐을 바라보며 이 집안의 셋째 도련님이라는 이 작은 소년은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오늘부터 제가 도련님을 모시게 됐습니다.” 자신보다 한 참이나 작고 여린, 그리고 자신을 구해준 소년에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고는 곧 그 눈을 살짝 마주하다 곧 고개를 숙였다. 그런 스티븐을 가만히 바라보던 작은 도련님은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신을 처음 구했을 때도, 눈을 떴을 때도. 이 작은 소년은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곧 스티븐의 볼에 작은 손이 닿는 것이 느껴졌다.
“……크라우스 도련님.”
“……괜찮아요?”
뜬금없는 물음에 스티븐은 결국 눈을 크게 뜬 채로 크라우스를 바라봤다. 어떤 반문도 하지 못한 채 입이 막혔다. 곧 크라우스는 또 다시 별 말은 하지 않은 채 스티븐의 뺨만 조심스레 어루만지다 제 손을 거뒀다. 아주 작은 손이었다. 아직은, 작고 여린 손. 그 손이 닿았던 그 순간, 남자는 다짐했을지도 몰랐다. 이 소년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스티븐입니다. 도련님.”
스티븐은 그렇게 이야기하며 그저 말없이 웃어보였을 뿐 이었다. 그의 제대로 된 이름도, 그 모든 것들은 이 소년에게서부터 나온 것 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