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스 위치 으로2-b
* 선입금 예약 : http://me2.do/GBbgOfvu (종료)
* 선입금 예약은 종료되었으며, 당일 현장 구매 수량파악을 위한 수량 조사를 조금 받습니다. ::ㅇㅅㅇ:: 현장분을 극소량 뽑아간다고 했는데 막상 얼마나 뽑아야 할지 감도 안오네요 (머쓱) 아래 댓글로 수량 파악을 위해 조사를 해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티엔마틴, 44페이지 (예정), 5천원
- 서로 투닥거립니다.
- 약 1년 후의 시점이 나오고 대부분 제 날조... (...)
모든 것은 끝나가고 있었다.
아니, 끝났다는 표현은 다소 어울리지 않을지도 몰랐다. 애초부터 재단의 힘은 많이 약해진 상황이었고, 그걸 브루스를 주축으로 하여 자신과 몇 명의 스카우터들이 겨우 아슬아슬한 상황으로 유지를 시켜놓고 있는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마틴과 브루스의 관계는 거의 파탄이 났고, 사이에는 완전한 구멍이 생겼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브루스가 마틴을 내치는 일은 없었고, 마틴 스스로도 나가는 일은 없었다. 두 사람의 목적은 결국 같았고, 그 목적이란 재단을 위한 것 이었으니까. 단지 방식의 차이였을지도 몰랐다. 두 사람의 고집이 충돌하여 중간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서로의 벽 앞에 주저앉고 만 것이리라.
그리고 재단은 서서히 끝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애초에 아슬아슬한 상황으로 계속 유지를 한다는 것부터가 끝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 이었으리라. 올라갈 구멍을 찾아서 올라가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계속해서 위태로워 보이는 상황을 이어갔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재단의 사람들 중 몇은 재단을 어떻게든 일으키고 싶었더랬다. 그들은 브루스를 중심으로 하여 사람을 모으며, 다양한 방법에 대해 의논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재단의 사람들 사이에서도 크고 작은 불화가 일어났다. 그런 불화 속에서 끝내 타협점을 찾으려 했지만, 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 자들은 하나둘씩 재단을 떠나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을 억지로 붙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선택도 결정도 결국 그들의 몫이었으니까. 그저 떠나가는 자들을 배웅했을 뿐 이었다.
그리고 재단은 점차 회사에 흡수 되어가는 것 같았다. 결국 확실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로. 아마 몇 년 후면 완전히 재단의 모습은 사라지고 말 것이 분명해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흡수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자들과의 의견 충돌이 일어났고, 마틴은 이를 또 설득하며 말려야 했다. 하지만 이런 마틴의 노력에도 끝끝내 의견을 굽히지 않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재단의 스카우터 중 한 명이었던 ‘티엔 ’정으로 항상 어딘가 무신경해보이는 표정과 눈을 한 채로 마틴, 아니 모두를 바라보는 남자였다. 브루스가 처음 소개를 시켜줬을 때, 마틴은 그가 많이 딱딱한 인상이어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 속내를 알고 싶었고, 결과는 처참했다.
남자의 속내는 읽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남자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자신이 능력을 쓴 것 또한 눈치채버려서, 대뜸 무슨 짓이지. 하고 말해버리는 통에 자리에 있었던 브루스에게 따가운 눈초리 까지 받았어야 했다. 아직 그 당시에는 마틴과 브루스의 사이가 그다지 멀어지지 않았던 때였기에 마틴은 최대한 브루스와 했던 최초의 약속을 깨고 싶지 않아했었다. 하지만 티엔 정의 그 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브루스의 신뢰를 잃는 느낌이었고, 이는 곧 마틴에게는 처참하다는 표현 말고는 어울리는 표현이 없었다.
티엔에게는 그 어떤 협상도 통하지 않았다. 이미 몇 번이고 회사의 방해를 받았던 전적이 있던 남자는 높은 성벽과도 같았다. 무너지지도, 부서지지도 않는. 회사의 관계자가 찾아오는 날에 마틴이 몇 번인가 넌지시 함께 하지 않겠냐고 물었을 때 티엔의 답은 한결 같았다. ‘소용없다.’ 라고. 자신을 처음 봤을 때와 똑같은 눈과 표정을 한 채로 그는 그렇게 똑같은 말을 번복했다. 그 남자는 처음 만났을 때와 변한 것이 없었다. 적어도 그 때의 마틴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재단이 점차 재단의 기능과 모습을 잃어갈 때 쯔음, 재단의 속한 사람들이 의문의 사람들에게 갑작스럽게 습격을 받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었다. 습격을 한 자들이 누군지 그 정체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회사에 이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또 그들 회사 관련된 사람이 습격당한 일로 인해 한창 바빴던 모양인지 재단에는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았다.
자신들에게 재단이 필요할 때는 무언가를 요구하더니, 정작 재단에서 도움을 요청할 때는 자신들의 일로 바쁘다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지 않는 모양이라니. 브루스는 그런 회사의 말과 행동에 혀를 차며 책상을 쾅 하고 내리쳤다. 아마 몇 번만 더 내리치면 저 책상은 곧 운명을 달리할 것 같았다.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하는 브루스를 보면서 마틴은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손을 휘휘 내저으며 “진정하세요, 진정.” 이라고 말했다. 브루스는 잠시 가늘게 떠서 마틴을 바라보다가 바로 고개를 돌려서 창밖을 바라봤다.
“……그보다. 그 친구가 늦는 거 같은데.”
“네? 아. 네. 티엔씨요?”
“그래. 약속 시간은 철통같이 지키는 사내인데 말이야.”
브루스의 말에 마틴은 옷 주머니에 넣어뒀던 회중시계를 꺼내 냉큼 확인했다. 그러고 보니 이미 약속 시간이 한참이나 지나 있었다. 티엔 정은 한 번도 정해진 약속에 늦은 적이 없었다. 그는 제시간에 도착했고, 아니면 먼저 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렇게까지 늦는 경우는…….
“……이렇게 늦은 적이……아니라, 그 사람은 늦는 법이 없죠.,”
마틴은 그렇게 대답하고는 그대로 회중시계를 좀 더 바라보다 주머니에 넣었다. 아무래도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티엔과의 첫 만남은 확실히 최악이었고, 그 남자에 대해서는 별로 좋게 생각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평소에 그의 철두철미한 성격을 생각하면, 이건 확실히 이상했다. 마틴은 좀더 생각하는가 싶더니, 곧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제가 마중이라도 다녀올게요.” 그렇게 말하면서 마틴은 또 한 번 불안한 듯 시계를 꺼내봤다. 브루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턱만 가볍게 까닥이며 인사했다. 방을 나온 마틴의 걸음은 점차 빨라져, 어느 틈엔가 재단의 건물 밖을 나오고 있었다. 오늘 티엔은 외부에서 스카우트 관련 된 일로 어떤 사람을 만나고, 한시 정각에 재단으로 돌아오기로 했었다. 물론 그 이유는 새로운 재단의 인재를 찾기 위함이었다. 우선은 그 외부 관계자를 만나기로 했다던 약속 장소를 가는 수밖에 없었다.
다급한 마음을 가지고 바쁘게 걸음을 옮겨갈 때였다, 걸음을 옮길수록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심해졌다.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엉망이 된 거리의 모습이 보였다. 어떤 젊은 여자는 경관으로 보이는 사람을 붙잡고는 뭐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빠르게 움직이던 마틴의 걸음이 멈췄다. 천천히 멈춰서더니, 마틴은 잠시 그 길과 여자와 경관을 돌아가며 바라봤다. 엉망이 된 길. 길 위에는 얼마 되지 않은 듯, 피가 떨어져 있었다. 거리는 한바탕 태풍이라도 지나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설마 이런 일에 휘말린 건 아니겠지. 마틴은 그렇게 생각했다가 손으로 제 이마를 짚었다. 아니야, 그 남자라면……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렇게 두리번거리던 마틴의 뒤에서 갑자기 팔이 쑥 튀어 나오더니, 마틴은 그대로 그 팔에 입이 붙들린 채로 끌려갔다. 자신도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힘이 너무 세서 마틴이 저항을 해도 별 소용이 없었다. 온 몸을 버둥거리자, 곧 마틴의 귓가에 “쉿.” 하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익숙한 목소리에 마틴은 곧장 잠잠해졌다. 이거 풀면 꼭 한 대 때려버려야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마틴은 그저 얌전히 남자에게 제 온 몸을 거의 맡기듯이 했다. 남자는 골목의 거의 끝까지 가서야 마틴을 놔주며 근처에 있던 나무 상자에 걸터앉았다.
“……갑자기 그렇게 뒤에서 나타나면 사람이 놀……다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