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모든 것이. 제작 중 이던 새로운 함선은 ‘엔터프라이즈’의 이름을 달 것이고, 새로운 엔터프라이즈가 건조되기까지는 제법 긴 시간이 필요했다. 함선이 완성되기 전 까지, 엔터프라이즈의 크루들은 길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그런 휴가를 얻은 것 이었다. 함장 제임스의 깜짝 생일 파티를 하던 장소에서 유리창 너머로 새로운 함선이 만들어지는 광경을 보며 크루들은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잔을 들며 외친 함장의 구호는 두 개였다. 엔터프라이즈호를 위하여. 그리고 잃어버린 친구들을 위하여. 크루들은 모두 말없이 만들어지는 함선의 광경을 바라보다, 다시 서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스팍도 우후라와 이야기를 이어갔고, 술루 또한 벤과 함께 이야기를 이어갔다. 계속 함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건 함장인 제임스뿐이었다. 그는 쉽게 눈을 떼지 못했고,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추락하던 엔터프라이즈. 마지막까지 불타오르던 모습. 그리고 지금 이 눈앞의 모습.
말없이 계속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제임스가 술로 목을 축였다. 술잔이 어느 정도 비워졌을 때 쯤, 레너드가 새 잔을 밀어주며 옆에 섰다. 다 비운 잔을 유리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제임스는 내밀어준 잔을 보며 슬쩍 웃었다.
“오늘 따라 유독 섬세함이 더 넘치시네.”
“말했잖아? 나는 원래 섬세하다니까, 짐. 어머니한테 전화 드렸어?”
“아까 드렸어. 오랜만에 목소리 들으니까 좋더라.”
대답하며 제임스가 웃었다. 술잔을 입에 가져가며, 제임스가 슬쩍 고개를 돌려 모여 있던 크루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마치 한 명, 한 명 다시 머리와 눈에 담으려는 듯. 레너드는 그런 제임스를 말없이 바라보다가 “한 잔 더 마실래?” 라고 물었고, 제임스는 “좋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