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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정은 약간 다이버전트에서 따왔습니다.. 어떻게보면 다이버전트 AU라고 볼 수도 있을 듯 하고도..

멋대로 첫 시작 화자를 한호로 했는데..음... 개비님 애교로 봐주세요... ☞☜ 뭔가 불안정한 청소년 하니까 한호가 제일 먼저 생각나서.. 그만... 음 올캐러 등장에 올캐러 덕질을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꾸준히 쓸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흐윽... 내일 인터넷 고쳐졌으면 좋겠어요.. ㅈ ㅔ가 바로 베네 와이파이 괴도입니다 (넘






세상에는 몇 가지의 세력이 있고, 모두 17세가 되면 몇 가지의 분파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종종 모든 세력을 선택할 수 있거나, 혹은 세력의 선택에 의해 뽑히는 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중립 세력이 되었고, 중립자들은 모두 감시자라 하여 ‘와쳐’라 불리었다. 그들은 항상 같은 색의 정장을 입고 가슴에는 와쳐를 상징하는 눈 모양의 배지를 달고 다녔다. 그들은 모든 것을 주관하고, 모든 세력을 감시하는 일을 했다. 이들의 수는 항상 짝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함부로 인원을 모집하는 일이 없었고, 비는 수만큼 그 머릿수를 채우기 위해 사람을 뽑거나 지원자를 받았다. 


중립 세력을 제외한 주요 삼 세력은 도시의 치안을 담당하는 세력, 주로 학자들로 이루어진 세력, 진실을 추구하는 세력으로 이루어져 이 삼 세력은 항상 동등하게 도시를 위해 그 세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왜 이렇게 세력을 나누게 되었는지, 그것은 아주 멀고 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전쟁과 물자의 부족으로 사람들은 서로 협력해서 생존해야 했고, 그로 인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 것 이었다.  


그 날은 이제 성인이 될 준비를 끝낸 17세 아이들에게 중요한 날 이었다. 가족과 함께 하거나 아니면 다른 이들과 함께하기를 결정하거나. 사람들은 이 날을 ‘선택의 날’이라고 불렀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어머니의 손길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날 이었다. 네가 무슨 선택을 하던, 너를 존중할 거란다. 부모님은 항상 그렇게 말했다. 자신보다 좀 더 나이가 있는 형제들은 이미 오래전에 가족을 떠나거나, 혹은 가족의 곁에 남아있거나 둘 중의 하나의 길을 선택한지 오래였다. 이제 남은 건 자신 혼자였다. 


덜컹거리는 전철의 소리가 평소와 달리 거슬린다고 생각했다. 온 몸에 긴장이 팽배하게 감도는 느낌이었다. 손바닥에 땀이 맺히고, 목구멍이 바싹 타들어가는 감각. 지금까지 이렇게까지 심한 긴장은 해본 적이 없었다. 거의 최초의, 생소한 감각. 온 몸의 피부가 당겨지는 느낌이었다. 자꾸만 축축해지는 손바닥을 바지에 문지르고 또 문질렀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은 이제 모두 선택을 하기 위해,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회장으로 향해야 했다. 


회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익숙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한 명은 어릴 적부터 잘 알고 지내던 형 이었고, 한 명은 마지막 면담을 했었던 담당자였다. 알고 지내던 형은 먼저 알아보고서는 예전처럼 손을 활기차게 흔들었다. 한호야! 활짝 웃으면서 반기는 그 모양새에도 긴장한 몸은 그저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을 뿐 이었다. 어. 긴장했나봐. 라고 혼잣말을 하는 소리가 제법 커서 다 들렸을 정도였다.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닌 것도 있었지만. 옆에 있던 남자는 제법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면담을 했던 담당자는 자신에게 ‘영’이라고 소개했었다. 그 남자는 옆으로 다가왔고, 비슷한 키와 체격을 가졌는지라 옆에 서있으니 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마도 이 남자는 자신보다 훨씬 연상일 것 이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

“……그렇지만, 미래를 결정하는 거잖아요. 바꿀 수도 없고. 그, 긴장을 할 수밖에 없죠. 한 번 선택하면, 그게 끝이잖아요.”

“바꿔 말하면 시작이죠.”

“……음. 어려워요.”

“원래 쉽고도 어렵죠. 원하는 걸 선택하세요. 가족과 같은 세력을 선택하는 것도 좋죠. 우리는 싸우기 위한 세력이 아니에요. 물론 가족 보단 세력이 우선이 되긴 하지만.”

“형은 왜, 그곳을 선택했어요?”


아. 멋대로 형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가. 한호는 먼저 말을 내뱉고는 실수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영의 표정은 아까와 똑같아서 속으로 안심했다. 그가 입고 있는 옷은 도시의 치안을 담당하는 자들의 상징이었다. 등에 그려진 독수리 모양의 마크도. 


“여기에 있던 누가 날 전에 구해줬거든요. 그래서 그 사람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네요.”


정각을 알리는 소리가 났다. 모두가 회장의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회장의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나왔을 때는 원래의 세력일 수도 아닐 수도 있었다. 시간이 됐네요. 영이 먼저 중얼거렸다. 


“스스로에게 거짓되지 않는 선택을 하세요.”


선택을 앞둔 청소년에게 마지막으로 하는 조언이었다. 




긴장을 했다. 속이 울렁거렸고, 조금은 토하고 싶은 기분이 됐다. 하지만 실제로 토를 하진 않았다. 스스로에게 거짓되지 않는 선택을 하세요. 그가 마지막을 했던 말을 곱씹었다. 저도 모르게 손을 입가로 가져가서 깨물었다. 손톱을 씹는 소리가 귓가에 윙윙 거렸다. 방금 전에 호명당한 ‘크리스토퍼’라는 남자애는 치안 세력을 골랐다. 다음은 내 차례였다. 






보안 세력의 아침은 다른 세력보다 1시간 일찍 시작했다. 8시. 보안세력의 모두가 넓고 큰 회장에 모여서 이번 선택의 날이 끝나고 정말로 이 세력의 한 식구가 되는 이들을 가르칠 교관을 정해야 했다. 모두가 하나같이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회장은 좀처럼 조용해지질 않았고, 한 남자가 크게 박수를 몇 번 치고는 조용! 조용히! 라고 외치자 그제야 술렁거림이 멈추었다.


“담당자를 정하도록 하겠다. 지도 교관 둘과 행동 등 여러 가지 담당을 해줄 교관 둘.” 


방법은 평소처럼 지원자로 받을까? 추천도 괜찮고. 교관은 제법 귀찮은 일 이었다. 근 한 달 동안 아이들을 훈련시키고 일종의 보호자 일을 해야만 했다. 여러 가지 능력으로 가장 적임자를 뽑는 것이 다른 세력에서는 보통이었지만, 이곳은 달랐다. 추천, 지원자를 받는다는 소리에 한 번 술렁거렸다. 아, 맞다. 의료 쪽 지원, 추천은 안 받아. 말을 덧붙이며 남자는 제법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훈련 지도에 에이든 헤인즈 추천이요.”


남자의 귀에 제법 익숙한 목소리가 닿았다. 오늘 아침에도 같이 아침 인사를 주고받고, 식당으로 같이 걸어온 사이였다. 영이었다. 남자, 아니 에이든의 눈에 평소와 같이 평화로운 표정을 한 영이 어깨를 으쓱이며 얄밉게 웃었다.


“……너무하네. 그럼 난 행동 교관으로 영을 추천하지.”

“그거야 말로 너무하네.”


에이든의 말에 영이 너털웃음을 짓고는 툭 말을 내던졌다. 회장이 순식간에 다시 시끄러워졌다. 이놈의 세력은 항상 시끄럽다니까. 더 없어? 그럼 내가 아무나 부를 거야. 나랑 눈 마주치는 놈으로 부른다? 으름장을 놓으며 에이든이 짓궂게 웃어보였다. 우우, 에이든 권력 남용! 이라고 누군가 장난스럽게 외쳤다. 에이든이 어깨를 으쓱이더니 곧 말을 이어갔다. 


“그럼 훈련에 헤르만 베버, 행동에 주영.”

“……뭐? 또 물귀신이냐!”


옆에 서 있다가 봉변을 당한 헤르만이 뜨악하는 표정으로 외치며 에이든의 옆구리를 퍽 하고 쳤다. 회장 안에 있던 누군가가 아. 하고 앓는 소리를 냈다. 주영이었다. 저기, 나 귀찮은 거 하기 싫어. 자신도 없고. 중얼거리던 목소리에는 제법 힘이 실려 있었다. 이 기회에 한 번 경험해봐. 제법 재밌다. 에이든이 영혼이 실려 있지 않은 목소리로 대답하자 헤르만과 주영의 불만이 동시에 날아들었다. 



“그건 반칙이야.”

“뭐가요?”

“나를 추천해버리다니.”

“그러는 에이든도 나 추천했잖아요.”

“복수야, 복수. 그리고 같이 교관하면 얼굴도 계속 볼 수 있고 좋지.”

“우리 얼굴 하루 종일 봐요.”

“허. 그래서 싫어?”

“나 싫다는 말 안했는데요?”


능구렁이 같으니라고. 에이든이 조금 툴툴 거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런 툴툴거리는 목소리에 영은 어깨를 으쓱이더니 누구한테 배웠어요. 그게 누군데. 누굴까요. 영이 또 한 번 얄밉게 웃어보였다. ……많이 늘었다, 영. 음. 칭찬 고마워요. 영이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렇게 살짝 웃고는 에이든의 입술에 제 입술을 살짝 맞추고는 떨어졌다. 


“그럼 일단 다녀올게요.”

“어. 다녀와. 기다리고 있을게.”


에이든이 픽 웃음을 터트리곤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다시 정각을 알리는 시계소리가 났다. 주영을 대신해서 나온 앤디가 아. 끝났다! 하고 크게 소리를 내며 웃었다. 각 세력의 교관 둘이 회장의 앞에서 세력을 선택한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운 시작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