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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물로 그랑플람 재단에 소속된 능력자 마틴 챌피와 티엔 정.

- 두 사람의 능력이 반대라는 설정으로 (마틴이 기를 다루는 능력 내지는 근접전투 계열, 티엔이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능력) 마틴이 티엔을 읽지 못했다는 설정도 반전되서 티엔이 마틴을 읽을 수 없는 설정입니다.

- 짤..짧음 주의 넘 졸려가지고 일단 여기까지만 쓰고 자러 ㄱ가야징...










그랑플람 재단은 ‘사이퍼’라고 불리는 초능력자들을 위한 집단이었다. 그들을 위해서 활동하고, 오로지 그들을 위한. 그래 단순히 ‘사이퍼’ 뿐만이 아니라 말 그대로 ‘미지의 존재’들을 위한 재단이었다. 그리고 이 재단은 현재 어떠한 한 광신도 집단을 쫓고 있었다. ‘사이퍼’들을 가지고 실험을 하며, 무언가에 이용하려고 하는 자들을 뒤쫓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뒤쫓는 임무에 어떤 한 팀이 전담하여 움직이게 되었다. 그들의 임무는 그 집단을 지부 하나를 해산 시키고, 그들이 감금하고 있는 ‘사이퍼’들을 구출할 것.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었다. 스치기만 해도 볼이 얼 것만 같은 그런 추위의 바람이었지만 사내에게는 그런 것도 별 것 아닌지, 그저 무심한 표정으로 눈앞의 허름한 건물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 이었다. 사내는 입고 있는 검은 코트를 더욱 여미고, 한 번 더 빠르게 검은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귀에 끼고 있는 이어폰에서는 젊은 남자와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번갈아가며 들려오고 있었다. 남자는 그 목소리를 듣고 있다가, 제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확인했다. 공간에는 오로지 남자 혼자만 있는 것 같았고, 곧장 사내의 시선은 다시 허름한 건물로 향했다. 마치 건물 안에 무엇이 있는지 전부 아는 것처럼 그는 건물을 똑바로 바라보다 곧 입을 열었다.

“안쪽에 열 명 정도. 돌파 가능한가.”
—“이봐요, 무시하지 말아주시죠!”

들려온 목소리는 젊은 남자의 것 이었고 그와 동시에 크게 무언가가 무너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요란한 소리에 남자는 손바닥으로 제 이마를 치며 허. 혀를 찼다.

—“방금 혀 찼죠! 티엔?”
“……조금 조용히 처리할 수는 없는 건가. 백업하고 있는 나도 좀 생각해서.”
—“충분히 생각하고 있는 건데요?”
“들킨 거 같은데.”

“건물에 누가 들어왔어.” 티엔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무심한 목소리와 표정이었다. 곧 티엔의 귀에 “여기서 만나요.” 라는 답만 돌아왔고, 그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들어온 사람은 다섯 남짓. 단단히도 얕보였군. 티엔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코트 주머니에 제 손을 깊숙이 찔러 넣었다. 전투와 관련된 능력이 아니라고 해서, 전투를 못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닌데. 만약 정말 그가 핀치 상황에 몰렸다면, 이어폰 너머의 상대는 여기서 만나요 같은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 너무나도 분명한 일 이었다. 누군가가 빠르게 걸어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고, 온 통로에 그들의 생각으로 가득 찼다. 티엔은 일단 이 일을 얼른 끝내고 돌아가 쉬고 싶다고 생각했다. 곧 그들과 마주한 남자의 표정은 처음과 똑같았다. 무신경한 혹은 무심한.

들이닥친 자들이 하나 둘, 바닥에 주저앉거나 쓰러졌다. 티엔은 그런 그들의 사이로 유유히 걸어가며 손으로 제 얼굴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갑자기 피곤함이 몰려왔다. 이대로 나갔을 때 복귀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리고 티엔이 완전히 건물에서 나왔을 때, 허름한 건물 한 편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 큰 굉음이 났다. 그 굉음 소리를 듣고 티엔은 곧장 어떤 말도 하지 못한 채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저 놈의 영감과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청년은 도무지 조심이라는 걸 모르는 콤비였다는 걸 간과하고 있었다.



“아시겠어요? 이번 일로 인해서 재단에서…….”
“알고 있네, 알고 있다니까.”
“매번 이런 일 생길 때 마다 알고 있다는 사람이 이 모양으로 일을 치세요? 미스터 정도 뭐라고 좀 하세요.”

여자의 잔소리에 티엔은 그저 길게 한숨을 내뱉고는 손으로 제 이마를 꾹 누르고 있을 뿐 이었다. “……쉴 수는 없는 건가?” 겨우 내뱉어져 나온 티엔의 말고 곧 그 장소는 조용해졌다. 침묵이 내리 앉았고, 그 침묵 속에서 그는 자세를 고쳐 잡아 앉고는 제 어깨를 두드렸다.

“……이번에도 감금되어 있는 장소를 찾지 못했어요. 이제 마지막이에요, 이 장소인데…….”

티엔은 그 말을 듣다가 이내 눈을 감았다. 계속해서 브리핑을 이어 듣는 것 보다는 아픈 머리를 잠시라도 쉬게 해주는 쪽을 선택한 것 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잠깐이라도 마음을 놓게 되면, 곧장 밀려들어오는 것은 이 자리에 있는, 아니 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순식간에 밀려들어오는 생각에 티엔은 결국 감았던 눈을 뜨고는 작게 앓는 소리를 냈다. 결국 그 상태로 브리핑을 다 듣고 나서, 잠깐 주어진 쉬는 시간에도 티엔은 잠들지 못했다.

“뭐에요, 못 쉬겠어요?”
“……유감스럽게도…….”

제 옆에 불쑥 다가온 금발 머리의 청년을 바라보던 티엔이 어깨를 으쓱이고는 겨우 웃어 보이더니 대답했다.

“자네가 옆에 좀 얌전히 앉아 있어 봐.”
“……저번에도 그러지 않았나? 근데 내가 옆에 앉아 있으면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그래, 엄청.”

“자네는 아무것도 들을 수 없으니까.” 티엔은 그렇게 말하고는 겨우 의자에 완전히 등을 붙이고 늘어지듯 앉았다. 그런 그를 가만히 바라보던 청년, 아니 마틴은 제 뒷목을 주무르다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들리는 게, 어느 한 사람만 안 들리면 난 좀 무서울 거 같은데. 정은 안 그래요?”
“별로.”
“……그 쪽 성격이 좋은 건지, 무심한 건지 잘 모르겠어요. 능력은 예민하면서.”
“능력이 예민한 거지, 내가 예민한 게 아니잖나.”

티엔은 그렇게 말하고는 푸. 하고 길게 숨을 내뱉었다. “좀 괜찮아 졌어요?” 라고 물어오는 그의 질문에 그는 고개만을 끄덕이곤 느릿느릿 눈을 감았다.

“……도착하기 10분 전에 깨울게요.”

마틴은 그렇게 말했고, 티엔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때 마침 차가 덜컹거렸지만, 겨우 잠든 남자는 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