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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왜이렇게 티엔마틴으로 다작을 하려는 걸까요 이거 해답 찾아주실 분 찾습니다 (????) 

- 영화 퍼시픽림 기반. 기본 골격이나 설정, 스토리 키포인트 부분을 가져왔습니다.









그 괴물은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어디선가 나타나서, 눈앞에 보이는 것들을 모두 공격하며 파괴했다. 그 괴물을 없애기 위해서 인류는 온갖 무기를 동원했지만 그것은 전부 헛수고에 불과했다. 제대로 된 흠집조차, 작은 상처조차도 주지 못했고 인류의 피해만 점점 더 커져갈 뿐 이었다. 강력한 무기로 녀석들을 해치운다고 해도, 그 다음에는 강한 산성을 지닌 녀석들의 피가 온 땅을 파괴했다.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되어버린 땅을 사람들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좀 더, 효과적으로 더 이상의 큰 인류의 피해 없이 그들을 막을 수단이 필요했다.

그 괴물은 언제부턴가 ‘카이주’라는 이름으로 불리었고, 인류는 그 ‘카이주’를 없애기 위해 거대한 로봇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를 ‘예거 프로젝트’라고 한다.

그리고 그 예거에 탑승할 수 있는 파일럿, 아니 레인저들은 모든 사람이 다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드리프트 적성’이라는 것이 반드시 요구되었고, 티엔 정은 자신의 하나 뿐인 동생과 함께 높은 드리프트 적성률로 인해 예거에 올라탈 수 있는 일종의 자격이 주어지게 되었다.

예거에 탑승하는 일은 아무 명예로운 일 이었고, 그들 형제를 순식간에 정의의 용사와 부에 앉혀주게 해주었지만, 이 일은 그와 동시에 엄청난 사망률을 자랑하는 일이었다. 그래, 두 사람은 죽음을 각오한 희생정신을 가진 채로 거대한 로봇에 탑승했다.

그리고 그것이 몇 번째 싸움이었던가. 티엔은 그 숫자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전투 중, 동생은 사망했고 티엔은 홀로 예거를 몰았으며 그 뒤에는 잘 기억나지 않았다. 단지 기억나는 거라고는 마지막 뇌 속으로 비집고 들어온 동생의 목소리였을 것 이다. 절망과 공포와 죽음이 함께 스쳐지나가는. 그리고 티엔은 홀로 살아남았음을 실감했고, 그에 대해 깊은 절망을 느꼈을 뿐 이었다. 그는 목숨을 건졌지만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군에게, 예거 프로젝트에 알리지 않았고 그렇게 죽은 듯이 살아왔다. 죽은 사람처럼. 유령 같은 존재처럼. 그저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일을 하면서 살았을 뿐 이었다.

겨우겨우 목숨을 이어가는 삶이었다. 아마, 그 남자가 오기 전까지는. 티엔도 체격이 큰 편이었지만, 남자의 체격은 티엔보다 훨씬 컸다. 짙은 감색 울 코트를 입은 남자는 중절모를 푹 눌러 쓰고 티엔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티엔은 그를 보지도 않은 채, 시멘트 더미와 벽돌을 담았을 뿐 이었다. 곧 그의 발걸음이 완전히 티엔의 앞에서 멈췄을 때 티엔은 행동을 멈추고는 가만히 그를 바라봤을 뿐입니다.

“……왜 오셨습니까.”
“오랜만이로군.”
“……보이틀러.”

티엔은 딱딱하게 그렇게 말했고, ‘보이틀러’라고 불린 남자는 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그를 못 본 지 얼마나 되었을까. 마지막 전투에 나가라고 명령을 내렸던 것은 그였다.

“‘예거 프로젝트’가 중단됐네.”
“그거 잘됐군요.”

티엔이 크게 한 번 숨을 내뱉으며 대답했다. 이 젊은 남자는 예나 지금이나 바뀐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니, 없는 것처럼 보였다. 보이틀러는 그런 그를 바라보다가 가만히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듣는 귀가 많군. 잠깐이면 된다네. 시간을 내주게, 정.”
티엔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결국 한숨을 내뱉으며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곧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공사장의 외진 곳 이었고,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는 것을 확인한 보이틀러는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는 자네가 필요해.”
“예거 프로젝트는 중단 됐다고 하셨잖습니까.”
“그래, 일단은.”

보이틀러는 그렇게 말하며 작게 박수를 한 번 쳤다. 마치 티엔에게 자신을 보라는 것 마냥. 그 행동에 티엔은 보이틀러를 바라보았고, 보이틀러는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는 마지막이 될 싸움을 준비할 걸세. 그리고 자네가 필요해.”
“……전 예거에는 더 타지 않습니다.”
“그럼 자네가 생각해보게. 자네가 결정해. 이미 자네는 알고 있을텐데.”

보이틀러는 그렇게 말하면서 티엔의 가슴팍을 몇 번 손으로 두드렸다. 티엔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직도 꿈에서는 동생의 마지막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티엔은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헬기를 타고 도착한 곳은 이미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기지의 사람들을 뒤로 한 채 보이틀러는 헬기에서 내리자마자 자신의 팔을 들어 올려 비를 막아 보려 했지만 그것은 역부족이었다. 그러자 곧 보이틀러와 티엔의 앞으로 어떤 한 남자가 큰 우산을 쓴 채로 빠르게 뛰어 왔다.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요.”

들려 온 목소리는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였다. 티엔은 곧장 보이틀러의 등 뒤에 선 채로, 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고 곧 그와 눈이 마주쳤다. 보이틀러는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친 것을 언제 보았는지, 티엔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마틴. 인사하게, 그가 티엔 정일세. 티엔, 마틴이 자네가 타게 될 예거 프로젝트의 담당일세.”
“……반갑소.”

보이틀러의 소개에 티엔은 짧게 인사했고, ‘마틴’이라 불린 청년은 여전히 눈을 크게 뜬 채로 티엔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 이었다.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청년을 향해 티엔이 “왜 그렇게 보나.” 라고 물었고, 마틴은 하하. 하고 작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제 생각보다, 훨씬 젊어 보여서 놀랐네요.”
“뭐, 일단 긴 이야기는 안에 들어가서 나누세.”

보이틀러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고, 티엔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곧 세 사람은 자리를 옮겼다.





티엔의 방으로 안내해주는 와중에 마틴은 계속 힐끔거리며 티엔을 바라보았다. 곧 그의 방이 될 곳의 문 앞에 도착해서는 그 문을 열어주며 마틴은 입을 열었다.

“……당신 자료 다 읽어봤어요. 브루스씨가, 데려 온다고 해서요. 그 동생 분 일은…….”
“……그만.”

마틴의 말에 빠르게, 그리고 단호한 어조로 티엔이 대답하자 마틴이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차갑게 가라앉은 표정이 마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
“당신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군요.”

마틴의 말에 티엔은 뭔가 말하려다 곧장 입을 다물었다. 한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린 채로, 그는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피곤에 묻어있는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다, 마틴은 곧 그의 옆으로 훌쩍 빠져나갔다. 방은 딱 필요한 것만 구비되어 있었고, 티엔은 그 방안으로 들어가면서 문을 닫기 전 다시 마틴을 바라보았다.

“……내가 왜 여길 다시 왔는지 모르겠군. 내가 생각해도 멍청한 짓 인 거 같아.”
“좀 멍청이고 바보면 뭐 어때서요.”

마틴은 그렇게 대답했고, 티엔은 잠시 그런 그를 바라보았다. 잠깐 침묵이 흘렀다. 티엔이 제 턱 주변을 손으로 몇 번 쓸어 넘기다, 곧 작게 웃는 것도 같았다. “그래, 그것도 그렇군.” 이라고 남자가 분명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런 그를 보면서 마틴은 천천히 문을 닫았고 곧장 다시 덧붙였다.

“일단 좀 쉬세요, 티엔.”